반걸음

아무에게도 배운적 없는 믹싱을 혼자 집에서 8년 정도 삽질하며 익혔는데, 트랙하나를 어떤 의도가 반영되게 티나게 고치면 그 트랙은 결국 다른 트랙과 합쳐졌을 때 못 쓰게 되며 티나지 않게 조금씩 다듬은 트랙이 쌓이고 합쳐져서 확연하게 다른 결과를 낸다는 사실을 체득한 시간이었다. 그것은 흡사 삶에 있어 시간을 사용하는 요령과도 닮아 있었다. 당장 좋아보이는 쉬운길도, 어차피 다를 것도 없기에 손을 놓는 것도 아닌 지금 할 수 있는 반걸음, 삶의 발란스, 호흡을 흐트러트리지 않는 반걸음을 나아가며 시간이 쌓이기를 기다리는 인내와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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