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단계 넘어갑니다

내가 장난을 걸면 순대가 헤헤 하고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고 여덟시간 통잠도 잔다.

이제 뭔가 한단계 넘어가고 다음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 같다.

육아 휴직하고 아이랑 붙어지내니 육아의 고달품과 그로인한 보상이 보다 입체적인 느낌. 한 사람이 육아에 매몰되거나 혹은 소외되면 이 입체성이 쪼그라들어서 풍성하게 느껴지기 어렵겠구나 생각한다.

나는 삶을 후회없이 잘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선택의 기로에서 한 결정들이 좋은 선택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런것 같다. 그것은 운이 좋았던 탓이 크지만, 표면적인 이익말고 진짜 삶을 이롭게 하는게 뭔지에 집중했던 탓도 컸던 것 같다. 미래의 내가 잊지 말았으면 하는 지점. 여기서 더 나이가 들면 어리석어지는 경우도 많기에…

한단계 넘어갑니다

도찐개찐

한국까지와서 1분도 뛰지 않은 호날두도 후날두지만 운동장에서 뛴 다른 선두들도 있는데 그렇게 대 놓고 야유하는 것은 또 얼마나 민망한 일인가. 매너가 없기로는 양자가 도찐개찐이 아닐 수 없다. 관중들이 동요없이 즐기다 갔으면 그게 호날두에게 진짜 굴욕이 되었을 터이다.

도찐개찐

웃음

순대는 놀라울정도로 웃음이 많은 아이다. 모빌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이 나와도 웃고 내가 장난을 걸어도 웃고 장난을 걸기전에도 알아차리고 먼저 웃는다.

웃음

공부, 공부

육아 휴직 후 기술사 공부와 육아를 병행하는 중이다. 오전에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오후에는 아이를 본다. 아내는 반대의 스케줄. 아이가 혼자 잘 놀기 때문에 오후에도 한 두시간 정도는 공부할 여력이 생긴다.

기술사 공부는… 예전에는 인문학 공부가 관심가고 IT공부를 따로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는데, 이게 또 막상하다보니 재미있다. 세상 돌아가는 견문이 넓어지고, IT 분야에서 16년 일했는데, 모르는 것도 많고 흐릿하게 알고 있는 것도 너무 많다 새삼스러운 자각.

공부는 모르는 영역을 넓혀가며 흐릿한 것을 선명하게 해가는 작업, 그것 자체로 즐거운 일이다. 대학 공부할 때 추억도 떠오르고, 아닌척해도 이 분야 공부가 내게 꽤 잘 맞는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공부, 공부

잠투정

순대는 예민하지 않아서 옆에서 진공청소기를 돌려도 우는 법이 없고, 모빌만 보여줘도 방긋방긋 잘 웃고 잘먹고 잘 크고 있어 기특하기 그지 없다. 다만 잠투정이 있어서 잠들기전에 짐볼을 태우든 안아서 재우든 하지 않으면 심하게 우는 편이다. 등에 자이로센서가 달려있는 것 마냥 완전히 잠들지 않은 상태에서 침대에 놓이면 가열차게 울어대다 안아 들어 올리면 울음을 뚝그치는 식이다.

책이나 여기저기서 주어들은 잠버릇을 고치기 위한 조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울때는 안아서 달래주되 그치면 침대에 놓아 스스로 잠들게 하라는 것이다. 포인트는 안은채로 아이를 잠들게 하면 안되고 의식이 있는 상태로 침대에 뉘어 스스로 자는 훈련을 반복해야한다는 것이다. 만약 아이가 잠들지 못하고 울만 달래주고 안되면 다시 안아주었다가 잠들기 전에 다시 침대에 누이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아이가 많이 울고 부모가 고통스러워도 3,4일이면 아이가 스스로 잠들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하라는대로 삼일째 했는데, 애가 하도 울어 목이 쉬어버렸다. 두달쯤 겪어보니 육아라는 게 남의 조언을 귀담아 듣되 서로 모순된 조언들도 많아 가려 들어야할 것도 있고 아이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응용하거나 변형해서 적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때가 있다는 것을 느끼던차, 곧이 곧대로 책에서 하라는대로 할 일이 아니다 싶었다.

생각끝에 아이가 울 때 안아 들어올리는 대신 자장가를 즉석에서 만들어 가사없이 아빠빠바밤 빠빠빠 머 이런식으로 입 모양을 크게 해서 불러주었다. 최근에 순대는 입모양을 크게하고 ‘아빠’와 같은 소리를 내면 집중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거기에 a맬로디를 붙여서 자장가 형식을 가미해본 것이었다. 어쩌면 울음을 그치고 나에게 집중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기대했던 대로 순대가 울음을 그치고 내 입과 목소리에 집중을 한다. 아이는 울음이 나오려는 순간에도 마치 ‘울면 아빠 목소리를 들을 수 없지’하는 의지 마냥 애써 울음을 참기를 반복하다 끝내 스르륵 잠이 들었다. 생후 69일만에 아이는 자기 의지로 울음을 참아내는데 성공했다. 기록할만한 아이의 성장.

잠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