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

드라마 스카이 캐슬 보다보니깐 중학교 때 생각이 잠깐 난다.

중학교 내내 같은 반이었던 전교 일등하던 녀석이 있었는데 공부는 물론 운동신경도 좋아서 발로 차는거 손으로 던지는 거 못하는 게 없고 교우관계도 좋은 거의 사기 캐릭터 였다.

난 주로 반에서 이등을 했는데 서로 일등을 두고 다투거나 할 처지는 아니어서 시기질투의 대상이 아니라 그저 경외의 대상이었다. 말하자면 나는 평균 구십점짜리 이등이었고 녀석은 올백에서 아깝게 몇문제 틀리는 일등이었으니까. 뭔가 종이 다른 느낌. 평범한 인류랑 다른 느낌이어서 알게 모르게 열등감과 경외감이 상당했다.

그런 경외감이 깨지게된게 이학년 때인것 같다. 내가 일등을하게 되서 깨지게된 건 당연히 아니고… 윗몸 일으키기 시험을 봤는데 녀석의 카운트를 내가 세게 되었다. 체육까지 잘하는 아이라 당연히 잘할 거라 생각했는데 마흔 두갠가 뭐 그렇게 하고 나가 떨어지길래 윗몸 일으키긴 그렇게 잘 하는 건아니구나 생각하며 “마흔둘이요” 선생님께 얘기했는데 녀석 안색이 흙빛이 되었다. 반 아이들에게 “저자식이 일등 한번 해보려 내 카운트를 하나도 안 올려줬다.” 떠들어댔고 반 아이들 중에 여론을 주도하는 아이들이 신기하게도 카운트를 곧이 곧대로 계산했다고 날 비난했다.

그게 삼년 연속 같은반을 하며 전교일등을 도맡아 하던 아이에게 환상이 깨지게 되었던 사건이었다.

너도 생각보다 평범하고 찌질한 보통의 인류중 하나였구나. 아이들의 비난이 당혹스럽고 씁쓸하면서도 한편으론 뭔가한꺼풀 벗겨져 홀가분한 기분.

드라마 스카이캐슬 보다보니 그때 생각이 자꾸난다. 녀석은 잘 성장했으려나 지금 생각해보면 스카이 캐슬하고 비견할 바 아니지만 그래도, 카운트를 정직하게했다고 비난할때 모두가 동조해주는 환경이 아이가 성장하기에 좀 위태로운 환경아닌가 싶은데 말이다.

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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