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사년차에 접어들다보니 리딩해야하는 프로젝트의 규모가 시나브로 커지고 큰 테마만 위에서 내려오지 기획부터 내가 하는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일을 되게 만들려면 필요성 당위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내려받은 테마속에는 그 테마를 내린 사람의 진짜 요구사항이 가려져 있기 마련이고 그 지점을 끄집어 내 기획의 초점을 정확하게 그 지점으로 맞춰야 일을 진행하는데 힘을받는다. 그러면 팀의 삽질이 줄고 평가는 좋아지기 때문에 중간 관리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다. 

특검팀은 이십여명 일반적인 규모의 업무팀이고 테마를 던져준 경영자는 국민이라고 보면 국정농단을 조사하라는 테마에서 김기춘 이재용 우병우 구속 이라는 간명한 기획 포인트를 잡고 일이 되게 진행하는 것을 보면 잘돌아가는 팀의 전형을 볼 수 있다. 정의를 바로세우는 일을 되게 하려면 정의를 바로세운다는 당위에 기대지 말고 그 당위를 내세우는 사람들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 회사 돌아가는 원리와 꼭 닮았다. 

이재용 구속

아 잘됐다.  디아블로로 비유하자면 디아블로를 잡아도 확장팩은 또 나오겠지만 일단 끝판왕을 깨는 경험을 해보는게 정말 중요하다. 86년에는 너무어렸고 사실상 처음겪어보는 최종보스 클리어. 기념할만한 날이다. 

이재용 구속

보기 드물게

안철수는 담대하게라는 표현을 즐기고 박근혜는 차분하게라는 표현을 즐긴다. 이런표현은 말하자면 안철수는 담대하게 보이고 싶어하고 박근혜는 차분해 보이고 싶어한다는 것을 말해주며, 기실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자꾸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반면 자유한국당의 작명은 자기들이 자유롭게  해 처 먹을 수 있는 한국을 만들겠다는 욕망이 지향하는 바를 솔직하게 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근래 보기드물게 훌륭한 작명이 아닌가 한다. 

보기 드물게

잘들 논다

문재인 비판 중 특이한 경향은 문재인 비판자들의 목소리에 문재인 지지자들의 행태에 대한 비중이 이상하게 크다는 것이다. 그것은 유독 문재인 지지자들이 몰상식하게 행동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또 그것을 달리 말하면 문재인 지지자들이 문재인에 대한 애정이 과하게 각별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여튼 이런저런 몰상식한 행동들에 대한 비판은 상당수 합당한 것 같다.  하지만 묘하게 나는 그런 비판들이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왜 그런가 생각해봤는데,  ‘너네 그렇게 행동하면 네가 그렇게 사랑하는 문재인이 너때문에 피해본다, 나같은 사람들이 등돌리면 문재인 대통령 못된다’ 뭐 이런 류의 메세지가 그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인 것같다. 말하자면 ‘유치하게 끼리끼리 잘들 논다’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이다.

 

잘들 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