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심리상담자의 보수가 자격에 비해 이상하게 낮다. 임상심리사의 경우 석사졸업에 수련기간 3년이 필수다. 의사가 되는 과정이랑 다를바가 없는데, 정규직은 거의 없고, 초봉은 3천이 안되는 것 같다. 이게 뭐지 싶었는데, 심리상담사라는 직업군의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이 머리를 스친다.

그러고 보니

여성 혐오와 신병 학대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여성 혐오 분위기와 각종 폭력 폭행 살인 사건들이 군대의 신병학대를 연상케 한다.

고참이 이미 기득권을 점령했고 신병은 군 생활의 후발주자라는점,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맥과 경험의 불균형이 고참병들이 신병을 갈구는 주 무기로 사용된다는 점, 적극 가담형, 소극 가담형, 방관자 형의 고참만 있을 뿐 시스템에 대항하려하는 고참은 없다는 점, 고참은 청소하기 정리하기 등등 자기가 당연히 해야할 일을 신병에게 전가시키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는 점, 신병은 빈번하게 언어 폭력을 당하고, 꽤 자주 신체 폭력을 당하며, 가끔 죽임을 당한다는 점, 그래도 모든 장병이 그러는 것은 아니라고 군대를 매도하지 말라고 변명한다는점, 신병이 참다 못해 소원 수리하면 군 부적응자로 낙인 찍힌다는 점, 군대의 구조적 문제가 고참들의 폭력성을 조장한다는 점, 등등. 이상의 문장에서 고참을 남성으로, 신병을 여성으로, 군대를 사회로 바꿔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신병 – 고참 간의 문제가 결국 권력의 문제이듯 남녀의 문제도 결국 권력의 문제라는 생각이다. 권력이란 자기가 해야할 일도 남에게 시킬 수 있는 힘이라하겠다. 고백컨대, 나의 군대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병장이 되어서 내 이부자리를 스스로 개는 것이었다. 놔두면 알아서 후임병들이 개어주는 그 이부자리를 스스로 개는 게 얼마나 귀찮았던지. 시스템을 바꿀의지가 없다면,하다못해 자기 자신이라도 망가지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 내 할일을 내가 하는 것으로 우리는 남자로 태어났다는 이 한줌도 안되는 기득권이 자신을 망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조차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남녀 문제를 고참과 신병에 비유했으나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신병은 어쨌든 결국 고참이 되지만 여성은 죽을 때까지 기득권을 선점한 남성들의 사회에서 신병으로 살아야한다. 당신은 군대에서 평생을 신병으로  살 자신이 있는가?

 

여성 혐오와 신병 학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