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에 대한 셀프 이너뷰

아내가 섹스에 대한 인터뷰를 해서 홈페이지 같은 걸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이 한 것을 읽어보니 나도 하고 싶어져서 셀프 이너뷰를 진행 ㅋ.

성매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남자들은 많이 하지 않나요?
그런것 같긴한데, 의외로 자기 경험을 술자리에서 나눈다던가 그런 경우가 거의 없어서 진짜 남자들이 업소를 그렇게 많이 이용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냥 감으로 절반 이상은 이용하고 있거나 과거에 했거나 그런것 같긴해요. 저는 이용해 본적이 없는데 성매매가 나쁘다거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라기보다 그런데 가서 발기가 될까 싶어요. 돈받은 여자가 방긋 웃으면서 나한테 안기면 되게 서글픈 생각이 들것 같기도 하고요. 또 모르죠, 막상 그런곳에 가면 발딱 설지. 그런데, 이런게 있어요. 섹스라는 게 결국 인간의 허울을 벗고 동물이 되는 것이잖아요. 날 것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어야 할 수 있는 것이잖아요. 그러니까 업소를 애용하는 사람들은 아무한테나 자기의 동물성을 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그런 사람은 못되는 것 같아요. 저는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 사람이라 아무 앞에서나 한마리 수컷 동물로 무장해제 하지는 못하겠어요.

당신에게 섹스란 자기의 동물성을 들어내는 행위라는 것인가요?
동물성이라고 좀 거칠게 이야기했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이라고 해도 좋겠어요. 꼭 섹스, 성욕 이런 게 아니더라도, 저는 만나는 사람마다 그 사람에게 저에 대해 보여주는 정도가 다 달라요. 회사에서는 거의 딱 일 얘기만 하고요, 요즘엔 나이가 들어서 농담도 조금씩하고 여유있는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는 편이지만 서른살 전후만해도 매사에 진지한 태도만 사람들한테 보여주었거든요. 그런데 내가 그렇게 딱딱하고 진지하기만 한 사람이냐 하면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엉뚱한 생각 실없는 농담 그런것들을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생각하고 혼자 웃기도 잘하고 그러는데, 그런 모습은 연애단계까지 가야 들어내거든요. 그래서 저랑 사귄 사람들은 사귀고 보니 몰랐던 면을 너무 많이 보게된다고 놀라워하고 그랬거든요. 성욕도 사실은 그런것 중에 하나인 거죠. 내 여러가지 모습 중에 타자들에게는 보여줄 수 없는 그런 것, 하지만 신뢰하고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고 그런 것이 아닌가 해요.

혼전 성관계 같은 것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편은 아니겠어요?
언젠가 누군가에게 섹스도 안해보고 어떻게 결혼을 결정할 수 있냐고 이야기한적이 있는데, 말해놓고 좀 후회했어요. 그렇게 이야기하면 섹스 궁합을 확인하고 결혼해야하지 않겠냐고 이해할게 뻔하니까요. 그런데 사실 그런 맥락의 이야기가 아니었거든요. 앞에서도 섹스는 무장해제하고 한 마리 동물로 상대 앞에 서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렇기 때문에 섹스를 하면 알게 되는 게 많아요.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자기는 또 어떤 인간인지. 사정을 통해 얻는 오르가니즘은 자위를 하면 똑같이 느낄 수 있어요. 그런데 다른 결의 오르가니즘이 있지 않나요. 상대가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봐주고, 만져주고, 소중하게 여겨주면 삽입같은 거 안해도 어떤 희열이 전해진다고요. 그런건 자위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 연애도 하고 같이 살아야죠.

그런걸 꼭 섹스로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물론 그렇죠. 그런데 인간이 워낙 포장을 잘하는 존재잖아요. 심지어는 자기도 자신에게 속는 경우가 많다고요. 많은 돈이나 좋은 학력을 사랑하는 건데,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고 자기가 자신을 속이는 경우도 많다고요. 그나마 가면을 벗고 좀더 노골적으로 자기를 들어내는 대표적인 순간이 섹스할 때인 것이지만, 섹스만이 그런 순간인 것은 당연히 아니지요. 성숙한 사람이라면 섹스와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 자기 모습을 정직하게 사랑하는 사람한테 보여주려고 애쓸 것 같아요.

그렇다면 당신은 부부관계에 만족하고 있나요(웃음)?
부부관계에 만족하고 있냐는 질문이 결국 섹스하면서 충분한 오르가니즘을 느끼느냐는 질문이겠죠(웃음)? 그런데 부부관계에 정말 만족하고 있어요. 이건 아내가 이 글을 볼 것이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가 결코 아니라고요(일동 박장대소). 아, 음미하면 할수록 부부관계에 만족하냐는 질문은 좋은 질문인 것 같아요. 사실, 우리는 섹스할 때 하는 행위를 평상시에도 일상적으로 해요. 물론 삽입 이런건 섹스할 때만 하지만(웃음),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만져주고, 이야기하고 쪽쪽쪽 하고 하는 것들은 그냥 일상적으로 하니깐요, 부부관계의 시공간이 밤과 침대에 한정되지 않고 넓게 일상적으로 펼쳐져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할 수밖에요.

더 들어주기 힘들군요!(웃음)
저도 이런 이야기 내 입으로 하고 싶지 않았다고요. 이런 이야기 해봤자 이제 일년도 다 채우지 못한 신혼부부의 멋모르는 이야기라고 취급당할 것도 잘 알고 있다고요. 그래서 어디가서 아내와 관계가 좋다는 따위의 이야기도 거의 안한다고요. 애가 고등학생쯤 될 때 그 때도 아내와 사이가 좋으면 그때 자랑할려고 그랬다니까요. 그때까지 애정 만땅이면 남들한테 자랑할만 하죠. 그러니까 이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건 이 번이 마지막이에요. 본격적인 자랑은 20년후에 들려드리도록 하겠어요.

20년 후의 이야기가 기대되는 군요.
그럼요. 그럼 그때 또 뵈어요.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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