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뭐가 그렇게 서운한지 종종 엄마는 나에게 버럭하는데, 그러고 나면 아내가 전화해 엄마를 토닥이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아 왜 나한테 맨날 성질이야’라고 생각하다, 엄마가 아내에게 화를 내고 내가 엄마한테 전화걸어 토닥이는, 일반적이라 할 수 있는 반대의 상황을 상상하니 흉측하기 그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되려 내가 욕먹고 아내가 엄마를 위로하는 이 상황은 꽤 예쁜 그림 아닌가. 엄마는 적어도 고부관계, 혹은 출가한 아들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썩 성숙하지는 못하지만, 자신이 느끼는 서운함을 풀 상대를 며느리가 아닌 아들로 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현명한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결혼은 독립해서 가정을 꾸려가는 것이지 며느리를 대려와 부모에게 효도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가진 나로서는, 부모님의 마음이 흡족하도록 모실 수는 없지만 부모가 버럭할 때 같이 버럭하지 않고, 묵묵하게 받아주는 역할을 자처하는 것으로 내가 할 수 있는 효를 다 하겠다는 생각이다. 

역할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