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배가 침몰하니 배에서 가장 약자인 학생들이 가장 먼저 희생당한다. 사고가 커지니 사건의 책임자 중 가장 약자인 선장과 승무원이 먼저 단죄 당한다. 커진 사건이 수습이 안되니 정부 고위 인사가 경질 되거나 시민들 앞에서 총알 받이 역할을 한다. 마지막까지 푸른색 정장의 대통령은 우하함을 잃지 않는다.

나 역시도 선장을 비난하다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선장에게 침몰하는 배에서 끝까지 남아 마지막 한 명까지 배에서 구조하고 마지막에 탈출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그전에 그만한 처우를 해줬어야 했다. 500명의 생명을 책임지는 사람에게 그만한 처우를 해주었어야 했던 것이다. 선장 뿐 아니다. 버스, 전철 기사도 마찬가지고, 생명을 구하는 구급대원들도 누구나 부러워하는 처우를 해주었어한다. 비행기 기장보다 낮은 처우를 이들이 받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해줄 걸 다 해주고 나서 우리는 이들에게 목숨을 걸고 책임을 다하라는 요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권한을 다 갖고 있으면서 책임엔 뒷전인 대통령이나 버스 운전 기사의 낮은 처우에 별 문제 의식이 없는 우리나 뻔뻔한 낯짝이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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